임신 7주차
임신 테스트기에서 임신을 확인하고 바로 친정에 알렸다. 혹시라도 이게 잘못된 것일까..? 알리지 말았어야 하나..? 별의 별 생각에 첫 산부인과 진료후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이 되었다. 진료시에 병원 직원분이 월요일 오전에 전화하면 결과를 알 수 있을거라 하여 출근하고 바로 산부인과에 전화를 하였다. 돌아온 대답은 아직 결과가 안나왔고 나오는대로 연락을 주겠다는 거였다... 같은 병원 직원의 말이 이리 다를 수가 있나...? 딱히 할 수 있는게 없길래 다시 근무에 집중했고 퇴근 시간이 되었다. 그나마 일하면서 잠깐이라도 잊어버릴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아니었음 정말 긴 하루가 되었을것 같은 그날... 퇴근 시간까지 산부이과에서 연락은 없었고 버스를 기다리며 다시 전화를 걸었다. 다행스럽게도 피검사 수치는 좋단다. 재검은 필요없으니 금요일 진료때 오란다. 일단은 한숨을 돌렸지만 그래도 아기의 심장소리를 듣기전까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드디어 금요일이 되었고 떨리는 마음으로 진료실로 들어갔다. 다시 질초음파가 시작되었고 그제서야 웃음을 보이는 나의 담당의... 휴우... 이제야 자기가 생각한 모습의 배아란다. 심장이 뛰는 모습을 보여주더니 아기가 길고 크단다. 진료실을 나와서 짝꿍과 한 얘기지만 우리 모든 아기가 길고 크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그건 짝꿍의 유전자에서 온것임을 확신했다.ㅎㅎ 당연히 아가의 심장소리도 들을 수 있을거라 기대했지만 왜인지 심장소리는 들려주지 않았다. 한국은 6주차, 7주차에도 심장소리를 들려준다던데... 역시 모든 것이 느리게 진행되는 독일... 진료 후 여러가지 검사를 하는 피를 뽑고 병원을 나섰다. 그래도 심장이 뛰는 모습을 봤으니 우리는 마음을 놓았고 그 후로 바로 작센 안할트 주에 있는 시댁으로 달려갔다. 우리의 임신 소식을 전하고 시댁에서 주말을 보내고 돌아왔다. 다음 진료는 3주 후인 임신 10주차가 되는 시점... 아가가 그때까지 잘 자라주고 다음 진료에는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임신 7주차까지의 증상은 글쎄... 중간에 한번 어지럽고 기운이 없었던거 외에는 딱히 두드러지는 증상이 없었다. 엄마는 우리 셋 모두 배가 불러오기 전까진 사람들이 임신인 줄도 모를 정도로 무증상 이었으니 나도 그럴것이라 하셨다. 그럼 다행이지만 아직 초기라 입덧이 시작 안될 걸 수도 있으니... 과연 나는 축복받은 무증상의 임산부가 될 수 있을까...?